초보 농부의 사과 재배기

연락처	주소: 경북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1118		농장명	기쁨농장
	전화번호: 054-834-1054
사과원 현 황	규 모	3,600 평(10∼15년생)
	품종구성	후지 430주(MM.106대목), 쓰가루 4주(M.26대목), 홍로 15주(M.26대목), 홍월 20주(MM.106대목)
	과원입지	하천변 평지	토 성	사양토
	배 수	양호	관수시설	스프링쿨러

나는 서울서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을 한 후 농사에 뜻을 두고 시골로 내려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귀농의 열풍이 불어오기 전인 '97년에 고추 농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 오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된 동네 사람들, 그리고 농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 중에서 어떤 분의 권유를 받고 사과 농사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를 생각해 보면 참 용감했다. 농사의 농자도 잘 모르는 사람이 전문적인 과수농사를 짓겠다고 달려드니, 주변에서도 그랬거니와, 제 자신도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농림부 주관 시험대회에서 만나본 안면이 있는 대구사과연구소 이동혁님을 찾아갔었다. 찾아가서 포장 구경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내가 물어보았다.

"사과라는 작목이 평생을 바쳐도 후회가 되지 않을 작목입니까?" 하고 말이다. 그때 이동혁님은 자기의 경우에는 사과라는 작목에 후회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강하게 확신을 해 주었고 내가 졸라서 연구소에서 몇 달간 배울 기회를 주었다.

그리하여, 마침 교회의 한분이 사과로 술 만드시는 일을 하시게 되어, 밭을 관리할 사람이 없어, 도지를 준다고 하여 내가 그 과수원을 맡게 되었다. 3,600평의 일반 사과원인데, 그것을 얻게 되자 나에게는 걱정반호기심반 두려움까지 생기게 되었다.

'내가 과연 사과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 것인가?' 사과가 어떻게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며, 수확하게 되며... 어떻게 판매를 하며, 포장을 하며, 과연 이게 돈이 되고 가족의 생계를 꾸릴수 있는 수단이 되는가? 하는 걱정이었다.

연구소에서 다양한 논문과 연구관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게 이것 저것 여쭤보며, 자료를 수집하면서 농사를 차근 차근 준비했다. 마침, 페로몬 트랩 조사를 하는 밭이기도 하고, 방제력 실험을 하는 밭이기도 해서, 정기적으로 연구사 분들이 나오시기에 물어볼게 있으면 물어보기 쉬웠고, 밭 상태에 대하여 정확한 조언을 가감없이 들을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고, 귀농자의 무식함을 보완할수 있는 기회였다.

남들은 사과꽃을 보면서 꽃이 많이 왔네, 적게 왔네 할 때 저는 책에서 본대로 적화부터 시작을 하면서 농사를 시작했는데, 나중의 이야기 이지만, 수분수가 충분하지 못한 과원에서의 적화작업은 위험천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에는 적화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해는 모르니깐 무턱대고 했지만, 올해는 알기 때문에 무섭게 느끼기 때문이다.

SS기를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서 왔다 갔다 하기도 했고, 적과할때가 되어서는 어떤 과실를 남겨두어야 하는지가 큰일이었다. 크고 정형인 것이 중심과이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게 측과이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했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언제까지 적과를 끝내야 하는지도 몰랐고, 적과 끝나면 무슨일을 해야 하는지, 무슨 약을 쳐야 하는지, 과연 지금 내가 남들처럼 하고는 있는건지...풀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물은 언제 주어야 하는지...

이 모든 어려움은 연구소에서 거의다 해결을 해 주었다. 방제력을 보고, 무슨 약을 쳐야 할지를 알았으며, 지금 무슨 일을 해야 할지는, 컴퓨터 통신망인 "사과사랑동호회"의 '게시판'에서 혹은 '금주의할일' 란에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회원님들의 하시는 작업들을 통신상에서 알 수가 있어서 대충 일의 앞 뒤를 조율할 수도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99년도의 사과 농사는 그럭저럭 잘 되었다고 평을 받으며 한해 농사를 끝마쳤다.

사과를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여기 저기 물어 본후 일단 인근 농산물 유통센터에 가서 경매에 붙이기로 하고 사과를 티코에 노란 프라스틱으로 2상자(쓰가루) 싣고 가서 처음 선별 작업을 해서, 경매를 봤다. 그 당시에 경매가가 57,000원이 나왔는데 아직까지 봉투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후지 사과를 딸 때에는 집안의 부모님이며,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밭에 살림아닌 살림을 차려 놓고, 참도 해먹어 가면서 사과를 따서, 밭으로 온 상인에게 팔기도 하고, 안동 공판장에 갖고 가서 팔기도 했다. 하루종일 사과를 따다가 트럭에 싣고서 공판장에 갖고 간 뒤에 밤 12시에 올때도 있었으며, 그날 선별을 못해서 물건만 내려두고 그 다음날 새벽에 다시 가서 선별해 경매를 본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을 알게 되었고, 사과에 대한 말도 많이 들었다.

사과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은 대게 아시는 것도 많고, 나름대로의 농사 방법이 뚜렷하셔서 말을 나눠도 무척 재미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과, 착오, 실험 등으로 모든 한해 농사를 마치고 나니 얼마간의 돈과,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과 농사는 어려워 지는 느낌이다. 마치 운전 처음에는 겁도 없이 하다가, 사고 한번 나고 나서는 무서워 떨 듯이, 내가 바로 그런 기분이다.

하지만, 불철주야 농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연구소 직원들이 항상 근처에 다니시고 계시며, 책자로, 논문으로, 다가오고 계시기에 저 같은 초보 농부들도 감히 어렵다는 사과 농사에 도전을 할 수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겨울전정을 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사람을 사서 했지만, 올해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 실력을 키워야 하겠기에 여기저기 여쭤보면서 혼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손아귀가 아침마다 뻣뻣하고, 어깨가 아파 오지만, 한결 가벼워진 나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다.

아마 올해에도 좋은 기상이 허락해 준다면 시세는 없을 지언정 풍년 농사가 될 것 같다.

회수	살포일자	살균제	살충제·응애약
1	4월 17일	베푸란
2	5월 8일	시스텐엠	카스케이드
3	5월22일	안트라콜
4	6월 5일	홀펫	코니도
5	6월22일	델란	페로팔
6	7월 3일	아미스타	디밀린
7	7월21일	베푸란	주 움
8	8월 7일	실바코-삼진왕
9	8월25일	삼진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