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 저항성 관리

약제 저항성 관리

1. 병원균의 약제저항성

과거 보르도액이나 석회유황합제 등 무기농약을 사용하던 때에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항생물질, 유기인계, 벤지미다졸계 등 유기살균제가 등장하면서 약제내성균 문제가 대두되었다. 사용 초기에는 우수한 약효를 보이던 약제가 연속사용 하면서 약효가 급격히 떨어지고 결국에는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약제에 저항성이 생긴 병원균이 그 밀도가 줄지않고 이상증가 하므로서 일어나며 이와같은 병원균을 내성균 또는 저항성균이라 한다. 내성균의 발달원인은 첫째, 자연내성균 또는 도태내성균으로서 어떤 농약을 유효농도보다 높은 농도로 살포하였을 때 그 약제와 접촉한 적이 없는 병원균이 살아남는 것이다. 둘째는 종래 감수성이 높았던 병원균이 어떤 약제와 계속 접촉하므로서 그 약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으로 이를 획득성 내성균이라 한다.

병원균의 저항성 발현은 약제의 특성 및 병원균 자체의 특성에 기인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기수은제나 유기비소제 등과 같이 금속을 함유한 약제에는 내성균이 생기기 어렵다. 항생물질과 같이 선택성이 높은 약제일수록 내성균 발생이 쉽지만, 예외로 베노밀과 같이 방제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약제에서도 내성균 출현이 적지않다.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병원균은 일반적으로 내성화 하지 않는다.

또한, 병원균이 2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약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보이는 것을 교차저항성이라 하며, 2종의 살균제에 내성을 보이는 것을 2종 내성, 3종 이상의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것을 다종내성이라 한다. 베노밀과 치오파네이트메칠은 식물체내에서 같은 유기대사산물(메칠벤지미다졸-2-카바메이트: MBC)을 경유하여 분해되므로 교차저항성이 생기기 쉽다.

2. 해충의 약제저항성

해충이 어떤 약제와 계속 접촉하므로서 이들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1958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해충의 약제저항성을 '정상적인 곤충 집단의 대다수를 죽일 수 있는 약량에 대하여 견디는 능력이 그 곤충집단의 계통 중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정의 하였다.

해충의 약제저항성이 생기는 원인은 전적응설과 후적응설로 구분할 수 있다. 전적응설은 곤충집단 중에는 살충제의 사용과는 무관하게 약제에 강한 개체가 존재하여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살균제에 대한 병원균의 자연내성과 유사하다. 후적응설은 해충방제를 위하여 사용한 살충제에 대한 반응이 같은 종의 개체군내에서도 개체에 따라 상이하므로 약제처리시 일부 개체는 살아남는 것이 있다. 이같이 약제에 견디는 성질이 유전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되면 그 약제에 더욱 강한 개체가 살아남게 될 것이고, 매세대 마다 동일한 약제를 사용하게 되면 결국에는 그 약제에 매우 강한 개체군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해충의 약제저항성에는 살균제에 대한 병원균의 교차저항성과 마찬가지로, 한가지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해충이 다른 살충제에 대하여도 동시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을 교차저항성이라 한다. 반대로 어떤 약제에 저항성이 발달하게 되면 다른 약제에 대해서는 저항성이 없어지고 감수성으로 되는 현상을 부상관(負相關) 교차저항성이라 한다. 또한, 단일 저항성을 갖는 해충의 계통에 다른 살충제를 누대처리한 결과 이전의 저항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약제에 대해서도 저항성이 발달하는 것을 복수저항성이라 한다.

3. 약제저항성 발달 사례

전세계적으로 약제저항성은 1986년에 병원균은 100여종, 해충은 450여종이 보고되었다. 이 중 사과에서는 살균제 중 베노밀, 치오파네이트메칠, 도딘에 대해서 검은별무늬병, 포리옥신에 대해서는 점무늬낙엽병의 내성균 발달 사례가 외국에서 보고되었다. 살충제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응애류와 진딧물의 저항성 발달에 대한 보고가 적지 않다. 1971년에는 메타에 대해서 사과응애와 점박이응애가 각각 96배와 32배의 저항성 발달이 보고되었으며, 1995년에는 펜피록시메이트와 피리다벤에 대해서 점박이응애가 각각 182배와 78배까지 저항성이 발달하였음을 보고하였다. 1986년에 조팝나무진딧물은 수원지역 계통이 델타린에 835배, 충주지역 계통이 모노포에 327배의 저항성 발달 사례가 보고되었다.

4. 약제저항성 발달의 문제점

저항성이 발달하게 되면 우선 방제효과가 저하되므로 농약 사용량을 증가시키든가 사용회수를 증가시켜 목적하는 병해충의 방제효과를 유지시켜야 한다. 이는 약제저항성을 더욱 조장시킬 수 있고 생태계의 교란 및 방제대상이 아닌 생물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며 경제적 손실도 크지만 농산물중의 농약잔류량을 증대시킬 위험성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적용약제의 고갈현상에 따른 방제불가능 병해충의 등장위험이다. 약제저항성이 발달하게 되면 다른 약제로 바꾸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에 복수저항성에 의하여 결국에는 그 병해충에 대하여 새로운 약제가 계속 개발되어 시판되지 않는 한 방제약제가 없어지게 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된다.

5. 저항성 발달 방지 대책

약제저항성 발달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약제의 과다사용을 지양하고, 발생예찰을 실시하여 적기에 필요한 약제만을 살포하여 살포회수를 줄여야 한다. 둘째로, 한가지 약제 또는 동일계통의 약제를 연속사용하지 말고, 작용기작이 다른 약제를 교대로 사용해야 한다. 계통이 다른 약제를 동시에 혼용하는 것은 병해충에 따라 다른 측면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살균제는 어느 한 약제에 저항성이 있는 포자가 다른 농약에 의해서 죽게 되므로 좋을 수도 있으나, 살충제나 응애약은 오히려 사용된 약제 모두에 해충이 저항성을 유발하기 쉬우므로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셋째로, 약제살포 후에 유심히 관찰하여 방제효과가 낮거나, 살아남는 해충이 나타나는 지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넷째로, 천적류는 해충의 저항성 유무와는 관련없이 저항성 또는 감수성 개체를 모두 포식하므로 저항성 개체만의 증식을 방지하므로 천적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가 중요하다. 끝으로, 병해충의 방제를 약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각 종 방제기술을 적절히 조화하여 병해충 종합관리를 실천하므로서 농약사용을 최소로 하는 것이, 병해충이 농약에 접촉되는 것을 최소로 하면서 발생을 억제하는 방법이므로 저항성 예방에 관건이 된다.